2019년 1월 시험관 6차.
최상급1, 상급1 이렇게 2개를 이식했다.
다음 날 엄마랑 남편이랑 셋이 영화관 가서 영화 '극한직업'도 정말 재밌게 보고 오고
산책도 한 20분 정도 햇빛 쬐면서 살살 걸었고,
방학을 맞은 초딩 조카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피자도 먹고 영화도 보고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남편도 휴가 기간이라서 병원도 같이 가고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갑작스런.. 엄청한 혈뇨]
그러던 이식 4일째날 아침.
아침 식사 전 화장실에 갔다가 엄청 놀랐다.
갑자기 부아아아왁!! 하고 새빨간 피가 가득한 소변이 쏟아진 것이다.
그냥 생리처럼 주르륵 흐르거나 뚝뚝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물 틀어놓은 호스 끝을 손으로 꽉 잡고 있는 것처럼
새빨간 핏물이 변기로 막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생전 처음 있는 일이라 너무 놀랐고
혹시 시험관과 관련이 있을까, 착상에 문제가 있는 걸까 걱정이 되어
그 길로 아침도 안 먹은 채로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 가는 차 안에서도 마치 쉬가 엄청 마려운 것 마냥 아랫배가 불편했는데
그냥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이상하게 아팠다.
배가 너무 아프고 불편해서
병원 화장실에서 소변을 봤는데
소변을 볼 때마다 더욱 더 진한 피가 꿀렁꿀렁 나오면서 아랫배가 너무 아팠다.
[방광 출혈]
내 순서가 되어 초음파를 봤는데 방광에 피가 찼다고 한다.
엥???
갑자기 방광에??? 왜?? 왜 때문이죠??;;
나한테 요며칠 배가 아프거나 소변볼 때 불편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전혀요;; 아무렇지도 않았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잤는데...
방광에 피가 차서 굳으면 요도를 막아 소변을 제대로 볼 수 없어 통증이 심하다고 했다.
아래층 수술실로 내려가 막 무슨 처치를 해줬다.
처음엔 최은선 원장이 와서 소변줄을 꽂고 식염수(?)로 추정되는 액체를
쉴새없이 넣어 쏘아댔다.
방광 안에 있는 핏덩이를 식염수로 쏴서 요도를 막지 못하게 깨부수는 거라고 설명해줬다.
그렇게 한참을 깨부수고 좀 나아졌는지 나를 회복실로 보냈다.
그 때가 한 10~11시쯤 됐을까?
수액을 맞으라고 해서 누워있었는데
한 2시쯤인가... 다시 배가 슬슬 아파왔다.
간호사를 불렀고 나는 다시 수술실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조윤경 원장이 와서 다시 식염수로 핏덩이를 깨는 작업을 했다.
이 때 나는 온 몸에 식은땀이 났고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앞이 잘 안 보였다.
한참을 그렇게 한 후 원장은
핏덩이를 한 번 깼는데 또 다시 출혈이 생겨서 핏덩이가 또 생긴걸로 봐서는
출혈이 어디서 나는지 방광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으로 가서 방광내시경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대병원으로 연락해놨으니 지금 바로 가라고 했다.
원장은 내 손을 꼬옥 잡아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었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편에게도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대학병원 응급실행]
그렇게 소변줄을 꽂은 채로 소변주머니를 한 손에 들고 전대병원에 갔고
한참을 기다려 응급실 베드에 누웠는데
비뇨기과였나 암튼 담당 의사가 오더니 방광조영술 촬영을 하고 오라고 했다.
검사실 가는 길이 너무 복잡하다고 어떤 분이 나를 휠체어에 태우고
이리저리 데려가줬다.
시험관 배아 이식 4일째라고 말씀드리니 엑스레이 찍을 의사가 산부인과에 전화해서
엑스레이 찍어도 되는지 여부를 확인해줬다.
엄청 무거운 엑스레이 조끼(?)같은 걸 입고 막 찍으려는데
비뇨기과(?) 암튼 아까 그 담당의사가 오더니 내 소변주머니(?)의 피딱지 상태도 보고
난자 채취한지 8일 정도 됐다는 말을 듣고는
엑스레이 찍을 필요 없다고 아주!!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채취하면서 바늘이 방광을 건드려서 출혈있는 거라고
엑스레이 찍고 말고 할 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네에??? 채취한지 이미 며칠이나 지났는데요???
[지연성 출혈]
전대병원 의사는 이런 경우가 지연성 출혈이라고
자기네들도 수술하고 나면 막 수술한 뒤에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며칠 뒤에 갑자기 막 출혈이 있는 경우가 있다고
더 보고 말 것도 없고 무조건 채취 때문이라고
식염수로 피딱지 꺼내는 처치 한 번만 더 해주고 그냥 집에 가라고 했다.
소변줄 오래 꽂고 있으면 오히려 요도염 생길 수 있다고 소변줄도 빼줬다.
집에 오니 저녁 8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소변줄을 꽂고 병원 여기저기 갔다가
다이내믹한 하루였다.
나는 밤 내내 너무너무 무서웠다 ㅋㅋㅋㅋㅋ
또 출혈이 생겨 핏덩이가 생기고 극심한 고통이 찾아올까봐 ㅠㅠ
다행히 밤을 잘 보냈고 다음 날 다시 프레메디에 전화해서 경과를 말하니
수액맞는 게 좋겠다고 내원하라고 했다.
가자마자 순서 상관없이 나를 먼저 진료해줬고
전대병원에서는 난자 채취 때문에 지연성 출혈이라더라고 말하니
조윤경 원장님은
채취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
알다시피 초음파 보고 난소 위치랑 다 확인하고 채취하지 않냐
하루에 몇 사람씩 날마다 채취를 하는데 그러겠냐
채취, 이식할 때 다 초음파 보고 이상없음 확인하고 진행하는데
이런 케이스는 정말 드문 케이스라고
비슷한 경우는 평생 딱 1명 봤다고 했다.
내가 이번 차수에는 아마 힘들겠죠?;; 라고 말하자
장염와서 설사하고 토하고 그래도 될 때는 다 된다고 그렇게 대답해줬다.
간호사도 나한테 이벤트가 많을 때 된다던데
이번에 될라나보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해줬다.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프레메디에서랑 전대병원에서랑 너무 말이 달라서
누가 맞는지, 도대체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발생해버린 일이고, 나는 당장 또 핏덩이가 뭉쳐 고통이 찾아오지 않기만을 바랬기 때문에
누구 말이 맞는건지 따지고 들 정신이 없었다.
나중에 대구마리아로 전원하고 나서도
첫 상담해주는 간호사는 채취 때문이라고 딱 잘라 말씀하셨고
이성구원장님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조원장이 전대에서 뭐 밉보였으까? 허허허" 하고 웃고 마셨다;;
그리고 그 뒤로 어떤 자리에서 잠깐 만나게 된 광주 미래와희망 김동원 원장은
내 사례를 듣더니 단호하게 난자 채취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다행히 방광 출혈은 그렇게 하루의 이벤트로 끝났다.
단 하루였지만 너무 아프고 걱정됐었다.
그리고 아유 내가 아이 가지려고 뭔 이런 고생을 다 겪나 하는
나 자신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결론]
1년 반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솔직히 난자 채취 때문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살면서 방광 관련 질병(?)이나 이상을 단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고
배뇨에 불편함을 느껴본 적도 없었다.
뭔가 물리적인 자극이 있지 않고서야 느닷없이
방광에 피가 차는 출혈이 있진 않을 것 같다.
물론 그 뒤로도 나는 단 한 번도 방광이 불편하다는 걸 느껴본 적이 없다.
[며칠 뒤 또 한 번의 이벤트]
시험관 6차를 피검 0.1로 마무리하고 며칠 뒤 나는 또 한 번의 이벤트를 겪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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